top of page

[국내]

서울 도심 곳곳에서 마주한 현대미술전

2023.10.25

9월, 도심 속 가을의 시작을 알린 키아프와 프리즈 서울의 열기는 쉽게 식지 않았다. 구정아, 양혜규, 이불, 정연두 등, 대한민국 정상급 작가들의 개인전이 서울 곳곳에서 열리며 그 열기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KakaoTalk_20230918_135027089.jpg
KakaoTalk_20230918_135027089_03.jpg
Installation Views, Haegue Yang: Latent Dwelling, Kukje Gallery, Seoul, 2023
Photo by ARTNSTORY Communication

국제갤러리 한옥관에서 열린 양혜규 (b.1971) 작가의 프리젠테이션 《동면 한옥》 (2023.08.30-10.08)은 한옥의 장소 특정성을 살린 작가의 대표적인 조각 작품과 평면 작업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초현실적이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 호응을 이끌어 냈다.

62dca215287db98cf4592d39b15139bc.jpeg
Installation View, Koo Jeong A: Levitation, PKM  Gallery, Seoul, 2023
©PKM Gallery

지난 9월 6일부터 10월 14일까지 PKM 갤러리에서 열린 구정아 (b.1967) 작가의 개인전 《공중부양》을 통해 작가의 최신작 30점이 새롭게 공개되면서, 2024년 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단독 작가로 선정된 작가의 국제 무대에서의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KakaoTalk_20231019_093926907_01.jpg
Installation View, LEE BUL, BB&M Gallery, Seoul, 2023
Photo by ARTNSTORY Communication

BB&M에서는 이불 (b.1964) 작가의 개인전 (2023.08.26 - 10.14)을 통해 부유하는 은빛 비행선 설치작 및 자개와 아크릴 페인트를 여러 겹으로 쌓아 갈아낸 입체적 회화 작품을 소개하며, 작가가 오랜 기간 탐구해온 첨단 기술 문명에 대한 입체적 및 평면적 해석을 조화롭게 보여주었다.  

KakaoTalk_20231019_094016055_04.jpg
Installation View, MMCA Hyundai Motor Series 2023: Jung Yeondoo - One Hundred Years of Travels, MMCA, Seoul, 2023
Photo by ARTNSTORY Communicatio

특히 이번 아트페어 기간에 맞춰 오픈한 국립현대미술관의 《MMCA 현대차 시리즈》 전시는 높은 관심을 모으며 현재 진행 중에 있다. 올해로 10회를 맞이한 《MMCA 현대차 시리즈》의 주인공은 정연두 (b. 1969) 작가이다. 그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현실과 허구, 실재와 환영, 개인과 사회, 기억과 재현의 관계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전쟁, 재난, 이주, 이데올로기 등 거시적 내러티브를 개인 서사 및 신화와 설화 등을 통해 재구성하면서 현실을 새롭게 바라보는 태도를 견지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한 서사는 20세기 초 멕시코로 건너간 한인 디아스포라(diaspora)로, 40여 일의 긴 항해 끝에 유카탄 주의 수도 메리다에 당도해 지난 120여 년을 생존해온 한인 이주기를 영상, 설치, 사운드 등의 작품으로 펼쳐내었다.

KakaoTalk_20231019_094016055_07.jpg
Installation View, MMCA Hyundai Motor Series 2023: Jung Yeondoo - One Hundred Years of Travels, MMCA, Seoul, 2023
Photo by ARTNSTORY Communicatio

그 중 전시 제목이기도 <백년 여행기> (2023)는 한인 이민사와 관련된 기록을 기반으로 작가가 직접 연출한 한국의 판소리, 일본의 기다유 분라쿠 그리고 멕시코 마리아치의 3개의 공연 영상으로 구성된 4채널 영상 설치 작품으로 약 48분간 상영된다. 1905년 멕시코를 향해 가던 배에서 태어난 최병덕의 <교포역설> (1973), 이민 2세인 마리아 빅토리아 리 가르시아 할머니의 굴곡진 인생 이야기, 황성신문의 이민자 모집 광고, 그리고 멕시코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 황보영주의 시 <나의 길> (1912)이 LED 단채널 영상 이미지와 각 공연의 음률과 조응하며 시각적, 청각적 감각이 뒤얽힌 무대가 펼쳐진다.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죽음과 상실로 선회하였던 이주의 굴곡진 여정과, 디아스포라의 혼성적인 세계, 불연속의 정체성, 그리고 타지의 낯선 냄새와 소리 등을 떠올리게 한다.

 

이번 전시는 내년 2월 25일까지 지속된다.

bottom of page